일상

신부 친구 축사 도전기: 우리의 추억을 되돌아보며...

9 P.M. 2024. 1. 13. 00:53
728x90
반응형
반응형

작년 9월, 17년 친구, 내 베스트 프랜드가 드디어 결혼을 했다. 

 

당시 친구의 예랑이도 우리 쀼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터라 둘의 결혼이 너무 너무 기뻤다!

결혼 소식과 함께 친구는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할 예정이라면서 나에게 축사를 부탁했다.

부담이 되면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흔쾌히!!!! 축사를 맡기로 했다.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앞에 나가서 말하는 것을 싫어하고 이런 거 나서서 하는 성격이 못 된다. 

더군다나 내 인생의 첫 축사라 친구가 축사를 부탁하는 순간부터 나는 긴장과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때가 무려 결혼식 5개월 전임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곧 이후 3개월은 회사 일로 인해 정신없이 보내느라 축사는 생각하지도 못하고 지냈다.

회사 바쁜 것이 끝나고 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2달 밖에 남지 않았다! 다시 또 긴장과 걱정에 잔뜩 예민해져서 남편이 고생이 많았다. 미안 남편.

MBTI가 I고, 공대생이라 글쓰기가 너무나 어려운 사람인 나는, 몇 번을 다시 썼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구글링도 해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봤는데 주로 이런 내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축사의 구성

1. 인사 및 축사자 (본인) 소개

2. 하객에 대한 감사의 말

3. 부부 소개

4. 추억 및 에피소드 공유

5. 축복과 응원

6. 마무리

 

그 외에 정말 작은 부분 조차 고민되는 분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도 정리해 보았다.

 존대? 반말?

나의 경우에는 하객분들에게는 존댓말로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신부(친구)에게는 평소 말하듯이 반말로 축하하는 마음을 전했고, 신랑에게는 존댓말로 당부(?)와 축하의 말을 전했다.

경우에 따라 반말로 하는 축사도 있고, 하객을 고려하여 존댓말로 하는 축사도 있다고 한다. 

나는 존대로 하는 건 너무 어색할 것 같아서 친구에게는 평소에 말하듯이 진심을 전했다.

내가 너무 떨려하고 걱정하니까 2주 정도 남았을 때 급 남편도 함께 축사하는 것이 결정되었다.

남편도 평소에 두 커플에게 하듯이 축사를 쓰기로 했다. 존대로!

진지하게? 즐겁게?

신부 축사의 경우에는 축사 하다가 신부랑 둘만 엉엉 울 수 있어서 너무 진지하게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또 양가 부모님들과 하객분들이 계신데 우리 둘만 아는 얘기를 하면서 하하호호 웃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이럴 때는 친구랑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나는 친구 부모님의 성향을 생각해서 진지하게 준비하기로 했다.

양? 시간?  

결혼식 일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는 약 2~3분 정도를 기준으로 준비했다. 글자 크기 10으로 A4용지 한 장 정도?

이 부분은 신부 또는 신랑과 상의해서 결혼식 일정에 따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리 쀼의 경우에는 위의 항목 그대로 작성하지 않았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작성했다.

인사 및 축사자 소개

축사를 하는 사람에 대해서 사회자 분이 소개를 해주지만, 우리 쀼는 하객 여러분들께 인사를 하고 다시 한번 우리의 소개를 간단히 했다.

예)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가장 아름다운 신부 OOO양의 00년 지기 OOO입니다.

하객에 대한 감사의 말

신랑 신부를 대신해 간단히 참석해주신 하객분들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항목은 꼭 필요한 부분은 아닌 것 같다. 경우에 따라 제외해도 될 것 같다. 

예) 먼저 바쁘신 와중에도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해 주신 하객 여러분께 신랑, 신부를 대신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축사에 대한 소감

우리 쀼는 축사를 하게 된 계기와 소감에 대해서 짧게 작성했다.

예)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0월의 가장 멋진 날, 신랑신부의 연애를 가까이서 지켜봐 온 친구로서 축하의 말을 전하게 되어 감격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사랑의 결실을 맺는 뜻깊은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항상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편지를 띄웁니다.

부부 소개, 추억 및 에피소드 공유

나는 편지 형식으로 신부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전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추억했고, 친구의 따뜻한 성격과 결혼 생활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신랑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처음 만났을 때 첫인상부터,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느꼈던 감정들. 내 친구를 맡겨도 되겠다 하며 신랑을 믿는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만나게 된 동호회를 결혼 생활에 비유하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잘 지내길 바란다고 조언을 했다.

남편은 우리의 결혼 생활을 바탕으로 느낀점을 전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

친구의 결혼 과정이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기도 했고, 나도 결혼하면서 부모님께 감사했던 마음이 커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이 마음을 결혼 후에도 자주 표현했으면 하는 바람을 꼭 전달하고 싶었다. 나도 잘 못하지만...

이 부분 때문에 친구의 부모님께서 나의 축사를 좋아해 주셨던 것 같다.

결혼 후에 친구가 부모님께서 친구 동생의 축사보다 훨씬 좋아하셨다고 전해줬다.

내 진심이 전해진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마무리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결혼 축하와 하고 싶은 말을 간단히 했다. 느닷없이... 하하

그리고 결혼식 날짜와 우리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말하며 축사 끝!

예) 결혼 진심으로 축하하고 행복하길 바랄게! 우리 OOOO 꼭 하자!  0000년 00월 00일 사랑과 축복을 담아 OOO와 OOO

 

728x90
후기

결혼식 당일!

내 결혼식 보다 더 긴장했던 것 같다. 우리는 식보다 일찍 갔는데 너무 일찍 가서 신랑, 신부와 똑같이 도착했다.

일찍 도착해서 정신없는 신랑이랑 신부 대신해서 급한 일 해주고, 리허설과 대본 등을 수월하게 확인했다.

축사 시간의 시간이 오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축사를 하니까 너무 떨렸다.

원래 친구랑 눈 안 마주치기로 했는데 눈이 마주치자마자 울컥하고 다리도 후들후들 거려서 혼났다. 

신부가 나보다 더 여유롭게 나를 위로해 줬다. 

나중에 신부도 울컥해서 나도 더 울까 봐 신랑을 봤는데 신랑도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남편을 봤다.

위기가 있었지만 남편이 옆에 있어줘서 후반부에는 많이 안 떨었다. 남편이 옆에 없었으면 정말 혼자 못했을 것 같다.

그래도 너무 울컥해서 미안했다. 안 울컥하고 안 떨고 잘하고 싶었는데...

완벽하지도 않고 많이 서툴지만 이것도 우리의 한 페이지로 추억하장! 헿 :)

 

평소에 표현을 잘 못하는 내가 축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고마웠던 마음을 친구한테 전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친구도, 나에게도 너무 큰 의미가 된 것 같다.  우리 사이가 더 더 더 더 돈독해진 느낌이다.

다음에 또 하게 도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며칠 전에 결혼식 영상 나왔다고 같이 보자고 했는데 친구야... 난 절대 못 볼 것 같아... 만취 상태에도 못 볼 것 같아...

아니, 안 볼 거야... 으악

728x90
반응형